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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역사저널 그날' 제작진은 개편 이후 첫 방송을 오는 19일로 준비 중이었습니다.
새 진행자는 배우 한가인 씨, 대본 작성과 일부 코너 촬영 등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녹화를 나흘 앞둔 지난달 26일 사측이 연기를 지시했습니다.
조수빈 전 KBS 아나운서를 진행자로 기용해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2주간의 진통 끝에 사측은 이달 10일, 무기한 방영 중단과 제작진 해산을 통보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사측은 어젯밤 사내 게시판을 통해 해명에 나섰습니다.
"한가인 씨 섭외 완료를 보고받기 앞서,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조수빈 MC 검토'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담당 국장 등과 협의도 했다며, '벼락 통보'가 아니란 주장입니다.
하지만 제작진의 의문은 여전합니다.
한 씨 섭외에 긍정적이었던 이 본부장이 사흘 뒤 "조수빈 씨를 MC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돌변하며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단 겁니다.
특히, 이 본부장이 'MC와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담당 국장 등에게 여러 번 강조한 점에 '윗선 개입'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은곤/KBS PD협회 부회장]
"제작진과의 아무런 소통 없이 이렇게 윗선에서 MC(진행자) 선정 과정의 모든 것을 다 결정 내려서 지시한 사항이 굉장히 큰 문제가 아닐까‥"
백선엽 기념사업회 이사 등을 지냈던 조수빈 전 아나운서의 경력도 논란입니다.
[윤창현/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이른바 '뉴라이트'로 불리는 세력들이 이념 전쟁의 도구로 공영방송의 틀을 활용하려는 것 아닌가‥"
이제원 제작1본부장은 지난 2월, 총선 뒤 방영 예정이던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를 두고,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연기를 지시해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역사저널 그날'의 방영 재개와 관련해 KBS는 "MC 선정에 의견차가 커, 형식과 내용 면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KBS는 박민 사장 취임 당일 결방시켰던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를 사흘 뒤 결국 폐지했던 만큼, '역사저널'도 존폐 기로에 섰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MBC뉴스 이용주
영상취재: 김경락 / 영상편집: 문명배
https://n.news.naver.com/article/214/0001348779?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