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가 올림픽 본선 진출권 획득에 실패하면서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구기종목은 여자 핸드볼, 단 하나로 확정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4월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패했다.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은 물거품이 됐다.
이번 파리 올림픽을 앞둔 한국 단체 구기종목의 성적표는 처참한 지경이다. 올림픽 단체 구기종목은 이번에 8개다. 핸드볼·수구·농구·하키·축구·핸드볼·럭비·배구다. 이 중 여자 핸드볼 선수단만 파리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
지난 2020 도쿄올림픽 때 한국은 남자 축구, 야구, 여자 농구, 여자 배구, 여자 핸드볼 등에 선수단을 보냈다. 하지만 야구는 이번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됐다. 농구와 배구는 남녀 모두 세계 수준과 거리가 먼 경기력을 보이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남자 축구마저 탈락 대열에 합류했다.
시청률 효자의 탈락...방송 3사는 곤혹스러울 듯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으로 선수단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4년 전 도쿄올림픽 때 한국은 선수 232명을 파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200명이 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수단 규모가 200명보다 적은 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때 50명이 출전했던 이후 없었던 일이다.
올림픽 10회 진출을 예상했던 지상파 3사 입장에서는 날벼락을 맞았다. 남자축구의 탈락은 뼈아픈 일이다. 대형스포츠 이벤트의 인기가 점점 식어가는 추세에서 올림픽 중계는 방송국 입장에서도 일종의 난제다. 중계권료는 높아지고 있는데 광고주들의 관심은 예전같지 않고, 중계권료를 보전하기 위한 광고수익 창출은 쉽지 않아서다.
이런 가운데 올림픽 남자축구는 방송사들이 앞다퉈 편성하는 중요 종목이었다. 4년 전 도쿄올림픽 때도 같은 날 남자 축구 8강전과 야구 조별리그 미국전, 그리고 여자 배구 한일전이 같은 날 열렸다. 방송 3사는 오후 7시부터 열리는 야구 경기를 중계한 뒤 8시부터는 축구 경기 중계에 나섰다.
지상파 3사가 축구에 모두 올인하며 여자 배구 한일전의 대역전승을 목격하지 못한 시청자들이 '겹치기 중계'에 대한 무수한 비판을 쏟았지만 지상파 입장에서도 시청률 효자 종목인 남자축구를 놓칠 순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축구가 사라진 파리 올림픽에서는 이런 겹치기 중계 논란조차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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